혼자 2주간 도쿄를 갔다.대단한 하루를 보내러 가진 않았다.아마 난 그러기 위해 갔다.현빈이 형과 같이 준비를 했다.해외에 자주 나간 형이기도 하고,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캐리어도 빌려줬다!)가기 이틀 전에는 퍼펙트 데이즈를 봤다.그전까지 아침에 잠들던 습관을 고치려고,밤을 새우고 몽롱한 상태로 영화를 봤다.느린 템포의 영화인데도 졸지 않고 봤다.도쿄 가기 직전에 이 영화를 봐서 얼마나 다행인지!하루를 대단하게 보내지 않아도 된다,자그마한 변화들이 모여 대단한 하루가 되어있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짐을 싸고, 오토바이도 기운이 형에게 맡겼다.설렘인지 긴장인지 모를 떨림에 잠을 못 잤다.전 날 밤새운 게 의미가 없이 난 30분씩 끊어서세 번을 자다 깨다 출발을 했다.4시에 일어나 출발했다.혼자 해외는 처음인지라 너무 긴장됐지만,출발하는 내내 계속 왠지 모를 피식 웃음이 나왔다.도쿄에 도착했다!아무래도 일본은 첫 기차가 묘미다.달라진 풍경을 보고 있으면, 이제야 일본에 왔음을 느낀다.내리자마자 시부야 스크램블.쉽지 않은 시작이었다.바람도 많이 불고 생각보다 시원한데?라고 생각한 지 5분 뒤에,땀으로 샤워를 해버렸다.한국이 뭔가 아마존의 끈적한 습기라면,일본은 건식 사우나 안에서 몸을 찌는 느낌이다.첫 호텔은 대성공이다.다다미방에서 꼭 다시 자고 싶었는데,저렴한 가격에 맘에 꼭 드는 분위기였다.푹 쉬고 밤에 첫 외출을 했다.너무 피곤했는지 생맥주 두 잔을 순식간에 해치우고,조금 취해버렸다.이날, 옆에 회사원 남자 두 명이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한국 사람이냐, 한국 어디서 왔냐 등의 질문이었다.이태원에 살고 있다고 하니, 이태원 클라스! 롯폰기 클라스는 너무 재미없어요!라며 귀여운 반응을 보였다.2주 뒤에 한국을 온다고 했는데, 인스타라도 물어볼걸.매우 상냥한 단어와 속도로 일본어를 해줬는데…이때까지만 해도 이런 인연이 많을 줄.갑자기 매섭게 천둥번개가 쳤다.취한 상태로 기분 좋게 숙소로 돌아와,맨 위의 노래를 들으며 목욕을 했다.그러고 기절…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기분이 좋은 이유다.이렇게 일어나서 편의점에서 컵라면 하나 때리고,숙소 정원 구석에서 담배 한 대 피우면 행복이다.미술관 가는 길에 갑자기 발견한 전 직장타지에서 보니 너무 반가워서 들어가 한참을 구경했다.매장의 스탭의 복장이나 응대 방법도, 모두 한국과 같아혼자 히죽대고 웃었다.네즈 미술관 너무 좋다 …더워 죽겠는데 산책을 한참 했다.그리고 코모레비를 발견했다.혼자 파르페도 먹어보고 가라오케도 갔다.이제 일본 노래방 기계 사용법 완전 알았다.한국 노래방에 수록되어 있지 않은 곡들을 실컷 불렀다.가족과 잠깐 도쿄에 온 친구와 와인 한잔했다.분위기가 너무 좋은 스탠딩 바였다.그러고 또 숙소에 들어와 기분 좋게 목욕을 했다.2일차가 그렇게 행복하게 마무리되는가 싶었는데,일본 사는 친구에게 연락이 왔다.별일은 없었지만, 이 이후로 난 지진 두 번, 태풍, 최고 폭염을 겪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