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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 

힘없는 책갈피는 이 종이를 떨어뜨리리

그때 내 마음은 너무나 많은 공장을 세웠으니

어리석게도 그토록 기록할 것이 많았구나 

구름 밑을 천천히 쏘다니는 개처럼 

지칠 줄 모르고 공중에서 머뭇거렸구나 

나 가진 것 탄식밖에 없어 

저녁 거리마다 물끄러미 청춘을 세워두고 

살아온 날들을 신기하게 세워보았으니 

그 누구도 나를 두려워하지 않았으니 

내 희망의 내용은 질투뿐이었구나 

그리하여 나는 우선 여기에 짧은 글을 남겨둔다

나의 생은 미친 듯이 사랑을 찾아 헤매었으나 

단 한번도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았노라 

-----


(생각) 

인정과 사랑에 대한 결핍이 모두들 존재하지만

타인에게만 그것들을 충족시켜달라 요구할 뿐이다.

자기 자신을 괄시하고 있는 나는

어째서 사랑을 요구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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